천만 감독이 70억을 포기한 이유, 러닝 개런티의 숨은 진실
혹시 한국 영화가 어떻게 수익을 나누는지 궁금해하신 적 있으세요? 배우나 감독이 히트작을 만들면 당연히 큰 돈을 버는 줄만 알았다면,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보세요. 지금 영화계를 뒤흔들고 있는 '왕과 사는 남자'의 감독 장항준 이야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천만 관객을 모은 감독이면 당연히 엄청난 수익을 챙길 거다라고요. 근데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1425억 원의 매출로 한국 영화 역대 1위에 오른 '왕과 사는 남자'의 감독 장항준은 계약서에 러닝 개런티를 전혀 걸지 않아 최소 35억 원에서 최대 70억 원을 받지 못하게 됐거든요.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 그 숨겨진 사연을 풀어보겠습니다.
러닝 개런티란 무엇인가
영화 계약 구조를 이해하려면 먼저 '러닝 개런티'가 뭔지 알아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영화가 흥행했을 때 감독이 받는 추가 수익이죠. 고정 감독료는 따로 있고, 그 위에 영화가 벌어들인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추가로 받는 겁니다. 마치 배우들의 '출연료'처럼요.
보통 감독은 개봉 전에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합니다. 하나는 확정된 고정 감독료를 더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불확실하지만 클 수 있는 러닝 개런티를 건 것입니다. 장항준 감독의 경우 당시 거래 조건이 이랬어요. 고정 감독료를 500~600만 원 정도 더 받거나, 아니면 영화 매출에 따라 수십억 원을 받을 수 있는 러닝 개런티를 계약하거나.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선택처럼 보이죠. 하지만 당시 장항준 감독의 입장에서는 어땠을까요? 최근 유튜브 채널 '비보TV'의 '임형준의 연기의 성'에서 공개한 영상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사실 나는 장항준 러닝 개런티 계약을 아예 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왜 확정된 돈을 선택했을까
이게 이상하게 들린다면, 영화 산업의 현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개봉 전의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대본이 좋고 배우들이 잘나가도, 영화가 천만 관객을 모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2~3억 원짜리 영화가 흥행 부진으로 손실을 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특히 감독 입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아무리 능력 있는 감독도 "이번엔 무조건 성공할 거야"라고 자신할 수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눈앞의 확정된 500~600만 원이 미래의 불확실한 수십억 원보다 훨씬 소중할 수 있는 겁니다. 영화가 망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보다, 차라리 당장의 안정성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 말이에요.
게다가 당시 장항준 감독에게는 '왕과 사는 남자'가 마냥 확실한 대박이라는 보장이 없었어요. 물론 결과적으로는 역대급 흥행을 거뒀지만, 개봉 전엔 제작사와 감독도 "이 정도까지 성공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장항준의 선택이 그리 어리석지만은 않은 거예요. 당시의 정보와 상황에서는 현명한 결정이었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잃어버린' 수익
하지만 숫자를 보면 정말 가슴이 철렁해집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어요. 한국 영화 역대 매출 1위입니다. 누적 관객 수는 약 1480만 명에 달합니다.
영화 수익 구조상 감독의 러닝 개런티는 보통 매출액의 2~5% 정도를 책정하는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최소 35억 원에서 최대 70억 원이 되는 겁니다. 한 사람이 평생 벌 수도 있는 돈을 말이에요. 하물며 영화계에서는 이런 수치를 두고 "장항준이 60억 잭팟을 날렸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자신이 만든 작품이 역대급 대성공을 했는데, 계약 때문에 그 이익을 거의 못 챙기는 상황. 솔직하게 말해서 많이 답답하고 아쉬울 수밖에 없겠죠. 실제로 장항준은 인터뷰에서 "한숨을 쉬었다"고 표현했어요.
제작사도 뭔가 해보려고 노력 중
흥미로운 건, 이 상황이 논란이 되자 제작사에서 움직였다는 거예요. '왕과 사는 남자'를 만든 온다웍스의 임은정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함께 고생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비록 계약서상에는 러닝 개런티가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장항준과 스태프들을 챙기려고 노력 중이라는 뜻이에요.
물론 이건 법적 의무는 아닙니다. 계약서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영화가 이렇게 성공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면 제작사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제작사도 알고 있는 거예요. 또한 향후 감독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판단도 있을 겁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계약서상 의무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말 그대로 제작사의 "배려"일 뿐이에요. 만약 제작사가 안 해준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장항준은 그 가능성을 계약 시점에 이미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영화 계약의 현실이 보여주는 것
이 사건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영화 산업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거예요. 대중에게는 "대박 영화 = 감독도 대박"이라는 단순한 공식이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 시점의 불확실성, 리스크 회피 본능, 그리고 당장 필요한 현금흐름 등 여러 변수가 얽혀 있거든요.
특히 중소 제작사와 거래하는 감독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대형 제작사나 메이저 배우들은 협상력이 강해서 높은 러닝 개런티를 확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돈"을 택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게 영화계의 구조적 문제라고 봅니다.
장항준 감독은 천만 감독이 됨으로써 당연히 보상을 받겠지만, 만약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을 못 했다면 어땠을까요? 러닝 개런티가 없어서 추가 손실은 없었겠지만, 그 대신 고정 감독료 500~600만 원도 못 받았을 겁니다. 장항준은 기본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선택을 한 거예요.
앞으로의 영화계는 어떻게 될까
흥미롭게도, 이 사건 이후 영화계의 반응이 호의적입니다. 한국 영화계의 여러 목소리를 들어보면, "개봉 이전에 러닝 개런티를 계약할 수 있는 감독이 몇이나 있냐"는 동정적 관점이 많아요. 말 그대로 장항준도 현실의 벽에 부딪혔던 거라는 뜻이죠.
다만 이 사건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작사들이 "성공한 감독에게는 계약 외에도 뭔가 챙겨줘야겠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향후 감독들은 좀 더 과감하게 러닝 개런티를 계약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게 장항준의 선택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낼 긍정적 변화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장항준이 공개적으로 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거예요. 보통 감독들은 자신의 수익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데, 그가 "러닝 개런티를 안 걸었다"고 솔직하게 말한 건 어쩌면 업계에 메시지를 보낸 거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의 계약은 감독 입장에서 손해다"라는 경고 말이에요.
최종적으로 생각해볼 것
장항준과 '왕과 사는 남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가슴 아픈 뒷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건 영화 산업의 구조, 계약의 중요성, 그리고 불확실성 속에서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예요.
물론 지금 와서 보면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봉 전의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현명한 판단이었을 가능성도 있어요. 영화 한 편이 1425억을 벌 줄은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더 중요한 건, 이 사건이 영화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거예요. 대성공한 감독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그건 결국 더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겁니다. 장항준의 "선택"이 그런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면, 그 70억 원의 손실도 의미 있는 대가가 아닐까요.